[서평]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자본주의 대 기후, 나오미 클라인(Naomi Klein), 이순희 옮김, 열린책들 2016.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다. "기후변화"가 진실이며, 이제 곧 이러한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을 것 같은가 하는 질문 말이다. 대답은 여러분에게 맡기지만 나름 기후변화론자 였던 나에게 이런 질문을 미국시민에 던졌을 때 나온 답변이 있는 이 책의 한 내용은 매우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미국에서의 기후변화에 관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그 사람이 공화당지지자인지, 민주당지지자 인지에 따라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의 변차가 아주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공화당 지지자들 중 기후변화를 심각하게 인식하는 사람의 비율이 20%대에 머무는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60%이상 70% 가까이 기후변화를 인류에게 닥친 커다란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호주나 캐나다에서도 마찬가지로 보수당 지지자들과 진보당 지지자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차가 아주 크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고 한다. 똑 같은 조사를 국내에서 해보면 어떨까 싶기는 하지만, 내 추측으로는 아마도 우리나라도 비슷하지 않을까 하고 추측된다.(심정적으로는 그렇지 않길 바라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도 달라진다는 점인데 결국 기후변화라는 현상이 이데올로기에 의해 좌우되게 된 현상을 보게 된 것이다. 하지만 과연 이전에도 그랬을까? 기후변화가 역사적, 대중적으로 처음 문제로 제기되었던 시기였던 약 30년 전인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면, 그 때 당시에는 거의 모든 사람이 자신의 정치적인 입장과는 관계없이 기후변화가 인류의 미래에 암울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인식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때와 비교하면 현재의 상황은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왜 이런 변화가 일어났을까? 왜 기후현상에 대한 문제가 과학문제에서 정치적인 이데올로기의 이슈로 발전했을까?
이것의 가장 큰 이유는 기후변화가 기본적으로 자본주의로 인한 산업화로인해 크게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화석연료를 이용한 산업화는 필연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가져올 수 밖에 없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기후변화 대응 운동은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주장하였고 결국 이는 산업화에 대한 반대로 이어졌다. 이런 과정에서 기후변화에의 대응의 국가의 역할을 크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현재 주류인 작은 정부와 시장경제를 주창하는 신자유주의자들의 이념과는 크게 괴리가 되고 만 것이다. 결국 기후변화는 자본주의가 가지는 모순 때문에 발생하였고, 이 모순을 해결하여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자본주의의 폐해를 수정하자는 주장을 내세웠고, 이 과정에서 자본주의의 시장경제체계를 믿고 따르는 보수주의자들의 반대에 부딛히게 됐고, 이들 보수주의자들은 이런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논리들을 내세우게 되었던 것이다. 이런 논리들은 주로 기후변화의 근본적인 존재여부에서부터 기후변화는 온실가스가 아닌 주기적인 태양활동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 이산화탄소가 온실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그 효과는 매우 미미하다는 주장 들이다. 결국 그들의 주장은 기후변화는 자유주의(실제로는 자본주의)를 억압하기 위한 사회주의자들의 술책이며, 기후변화 주장자들의 의견에 따르다보면 결국 전세계는 탄소라는 미명아래에 자유가 억압받는 전체주의 국가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기후학자들보다는 경제학자,화학자, 천제물리학자 등 기후와는 별로 상관이 없는 학자들이 대부분이며, 정작 기후학자들의 97%는 기후변화가 현실이며, 이대로 계속 기후변화가 지속된다면 지구는 심각한 위협에 빠질 것이라는 것에 동의한다. 과연 어느 쪽의 말을 믿어야 할지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선택할 문제이다.
이 책의 저자 나오미 클라인은 캐나다 출신 저널리스트로 '노 로고'(1999), '쇼크 독트린'(2007) 등의 주로 자본주의와 대기업들의 폐해에 대해 여러 베스트셀러를 쓴 저자로 이 책에서 기후변화가 결국은 정치와 경제와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한다. 자본주의 체계가 어떻게 기후변화를 발생시켰고, 확장시켰으며, 이를 해결하려는 척했는지에 대해 상세히 애기한다. 그리고 탄소배출권 (유럽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ETS와 UN 청정개발체계)제도가 왜 실패하였고, 실패할 수 밖에 없었는 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20년간 아무런 진전없이 회의만 거듭하고 있는 기후변화협약과 대형환경단체와 대기업과의 불편한 커넥션을 이야기한다. 모든 상황이 암울하지만 저자는 해결책을 이야기 한다. 저자는 이런 상황이 위기이자 곧 기회라고 말한다. 이를 계기로 물질 만능주의, 무한 팽창주의에서 벗어나 평등주의와 공동체주의로 전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다가올 재앙을 피하려면 경제의 모든 것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촉구한다. 이때까지의 기후변화에 대한 실수가 정부의 탓만으로 돌려서는 안된다. 자기들의 실존이 달린 중대한 문제임에도 당장 현실이 아닌 이유로 또는 여러 가지 이유로 기후변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기후변화는 결국 약자에게 더 피해가 간다. 현재를 보더라도, 태풍이나 해일, 폭염, 가뭄과 같은 기후변화에 민감한 자연재해들은 강자보다 약자에게 더욱 피해를 준다. 강자들은 그들의 돈으로 안전을 사고 있다. 하지만 약자들은 그러한 안전을 살 돈이 없다. 하지만 이 기후변화를 만든 것의 책임은 거의 강자(국가이건 개인이건)에게 있다.하지만 강자들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 다만 "약자들을 도와주면 안되.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해야 되!", "모든 것은 시장이 해결해 줄꺼야."라고 말하고 있다. 폭염과 가뭄 속에 자기들은 화석연료를 태우는 자가 발전기를 가지고 에어컨을 돌리고, 풀장에서 수영을 하며, 자기들이 배출한 온실가스에 의해 조금씩 바닷물에 잠겨가고 있는 투발루 주민들에게 그렇게 애기하고 있다.
이제 관심을 가지고 행동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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