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유용식물자원 7 – 머르쿠시 파인

머르쿠시파인 (Pinus merkusii)
소나무과(Pinuseae)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라오스 같은 동남아시아의 1,000m이상 고산지대를 다니다 보면 갑자기 낯익은 풍경이 펼쳐지곤 한다. 마치 강원도나 경상도 동부 지방의 소나무림 지역을 다니고 있는 느낌이 난다. 날씨 조차도 내가 열대지방에 와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년 중 계속 온화하며, 우기철이나 비가 내린 새벽녁에는 매우 춥기까지 하다. 이런 풍경을 낳은 것은 주로 수마트라소나무로 불리우는 머르쿠시파인이나 카시아소나무 같은 나무들이 이 지역에 자생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런 소나무림은 주변 임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단순림으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진짜 우리나라 어느 산촌의 소나무림을 방문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1980년대 우리나라에 이 머르쿠시 소나무가 용재로 많이 수입된 적이 있다. 수입되는 산지에 따라 수마트라파인, 라오스파인으로 불리어 판매가 되고 했다. 이 나무는 수지를 채취하는 용도로 사용될 만큼 수지함량이 높아, 가공이 쉽지는 않지만 많은 수지함량으로 인해 생물학적 화학적 내구성이 다른 소나무류에 비해 높게 나타나고, 강도도 상대적으로 강해 수입 당시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하지만 이 나무의 분포지역이 워낙 고산지대고 접근이 쉬운 지역의 원시림은 거의 남벌이 되다 시피하여 현재는 소량만 수입되고 있다.

지역명

영문 (Tenasserim, Sumartran Pine, Mindoro Pine, Merkus Pine), 필리핀(Tapulau), 인도네시아(Damar-bunga, Damar-batu), 태국(Son-songbai) 라오스(Mai-back songbai), 베트남(thong nha)

 

식물학적 특성

머르쿠시파인은 수고 50m 최대 70m에 이르는 교목이다. 곧게 자라는 특징이 있으며, 15-25m의 높이까지는 가지가 없어 품질 좋은 용재를 생산하기 좋다. 성숙목일 경우 평균 흉고직경은 55cm정도되나, 최대 140cm에 이르기 까지 한다. 수피는 두껍고 아랫부분의 회갈색을 띠나, 위로 올라갈수록 붉을 색을 띠우면, 수형은 올라갈수록 가지의 길이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인다.

잎은 2엽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단단하며 16-25cm의 길이를 가진다.

구과는 단독 혹은 쌍으로 맺으며 꼭지가 없는 구형의 모양으로 길이는 약 5-11cm에 이른다. 구과가 열린 후에는 종자는 즉시 떨어진다.

종자는 작고 날개를 가진 2.5cm의 길이를 가진다.

다른 동남아시아와 필리핀에 생육하고 있는 머르쿠시파인과 달리 수마트라섬에서 자생하는 머르쿠시파인은 묘목시기에 초본단계를 거치고, 잎에 조금 더 길며, 구과가 조금 덜 구형이며, 종자가 2배정도 더 큰 점이 다르다.

 

 

번식

조림지에서 머르쿠시파인은 20년생부터 종자를 생산하게 되며, 이후에는 매년 종자를 생산하게 되나, 그 생산량은 매년 다르다. 수마트라의 경우 성숙된 종자는7월서 11월까지 가장 많이 생산되나, 년 중 생산이 가능하다.

생태

모든 소나무 중에서 가장 남쪽까지 자라는 소나무로, 소나무 중 유일하게 남반구에서도 자생하는 수종이다.

동남아시아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소나무는 P.merkusii와 P.kesiya 두 수종으로 많은 산림과 사바나지역에 걸쳐 자라고 있다. 특히 산불 같은 대규모 간섭이 발생한 후 선도수종으로 가장먼저 도입되는 경향이 있다. 산불이 난 지역의 드문드문 떨어진 초지나 산림지역에서 자란다. 광요구도가 매우크며, 소나무 순림에서 자라는 경향이 있다. 이 소나무는 동남아의 계절적 영향이 큰 환경에서만 자연적으로 자랄 수 있다.

생육조건

표고 : 2,000m 까지

평균온도 : 21-28 ℃
평균강수량 : 1,000-2,800(-3,500)mm
가장 더운 달의 평균 최대 온도 : 24-32 ℃
가장 추운 달의 평균 최대 온도 : 18-24 ℃

분포지역

원산지 : 중국, 인도네시아, 미얀마, 필리핀, 태국

재배지 : 동남아 전지역

생산물

수지 : 이 나무로부터 질 좋은 oleoresin이 수집되며, 이 수지는 각종 화학산업의 중요한 원재료가 된다. 이런 수지 채취를 위해서는 종종 집단적인 조림을 하기도 한다.

연료림 : 수지함량이 높아 좋은 연료로 쓰인다. 또한 수지로 인해 불이 잘 붙어 불쏘시게용으로 따로 시장에서 팔리는 경우가 많다. 에너지로서 발열량이 20 300-23 200 kJ/kg 정도 된다.

목재 : 일반적인 목재용도로 널리 사용될 수 있다. 건축용재나 바닥재 또는 선박 건조용으로 사용이 될 수 있을 만큼 내구성이 높고, 무게도 많이 나간다.

약품 : 필리핀에서 이 나무에서 추출한 에틸알코올로 항암효과를 나타낸다는 보고가 있다.

기타 용도

간작물 : 인도네시아에서 이 수종과 아일랜드 감자를 성공적으로 간작한 사례가 보고되었다.

녹음수 및 보호수 : 초본들을 위한 녹음수로 사용될 수 있으며 상당히 좋은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림 및 관리

조림지에서 첫번째 간벌은 조림 후 약 9년이나 10년후에 실시되며, 그 이후 매 5년 간격으로 실시하다. 벌기령을 30년으로 하였을 때 가장 좋은 목재생산을 나타내어, 인도네시아 정부에서는 이 벌기령를 채택하고 있다. 펄프용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15년의 벌기령을 이용한다. 좋은 성장과 묘목 시기에 나쁜 생장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외생균군이 접종이 필요하다.

P. merkusii와 P. kesiya는 다른 소나무류 보다 많은 잡초제거가 필요하다. 이것은 머르쿠시파인 보다 다른 소나무류 보다 초본단계의 시기가 길기 때문에 다른 잡초에 의해 피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평균적인 입지조건에서 25년의 벌기령을 적용하였을 때 연간평균생장량은 22.4㎥/ha로 알려져 있으나, 입지조건이 좋을 경우 20년의 벌기령으로 하여30㎥/ha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수마트라의 경우 30년생 입목은 평균 58.5cm으로 입목축적은 397㎥/ha이며, 총수확에서는 814㎥/ha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머르쿠시 파인으로부터 추출되는 수지의 양은 420-750 kg/ha이다.

 

양묘관리

종자는 건조하고, 한랭한 곳에서 공기를 차단한 용기에 담아 보관할 경우 여러 해에 걸쳐 보관할 수 있다. 하지만 상온에서 보관할 경우 보관기간이 매우 짧아져 수마트라산의 경우 1-2년 그리고 기타 동남아 지역의 경우는 그보다 짧은 기간만 보관할 수 있다. 종자 1,000립당 무게는 수마트라의 경우 17g이고 기타 동남아산의 경우 25-33kg이다.

병충해

아직 특별한 병충해가 발생하고 있지는 않지만, Milionia basakis 나방에 의한 피해가 보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