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
부제 : 산촌자본주의 가능한 대안인가? 유토피아인가?
모타니 고스케 / NHK 히로시마 취재팀 지음, 동아시아, 2015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경제적 관점에서 "산촌" 이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개념은 "가난", "고령화" 및 "침체"가 아닐까 싶다. 그만큼 산지는 현재 그 주변 주민들에게 충분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과거에도 그랬을까? 굳이 역사책을 다시 보지 않더라도 불과 몇 세기 전반에도 인간의 산림에서 많은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 있었으며, 사실 의식주의 대부분이 산림 및 산림과 관련된 부분에서 나왔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건축 및 가구용 자료로 쓰인 목재를 비롯하여, 산림에서 생산되는 많은 식료품 들 그리고 산림을 기반으로 살고 있는 각종 야생동물의 수렵을 통한 음식물의 섭취 그리고 어찌 보면 가장 중요했던 난방 또는 조리용 연료로서의 산림자원 등 산림이 제공하는 경제적 혜택을 매우 다양했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가공과 운반이 쉬운 화석연료의 개발에 이에 따른 각종 산업의 발달로 인해 많은 재화들이 풍부해 지면서 상대적으로 산림의 경제적인 가치가 감소되기 시작하였고, 이러한 산림의 경제적 가치의 감소는 산림에 대한 투자를 감소시키고, 이 투자감소가 더욱더 산림의 경제적 가치를 감소시키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어 왔던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가장 피해를 본 당사자가 바로 산촌의 살고 있는 주민들 이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의 해결방안으로 산촌자본주의를 주장한다. 산촌자본주의란 예전부터 인간이 가지고 있었던 휴면자산을 재이용함으로써 경제재생과 공동체의 부활에 성공하는 현상을 말하는 신조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산촌자본주의에 접두어를 하나 더 붙이고 싶었다. 그것은 바로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산촌자본주의가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의 주 내용은 일본의 외딴 산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작지만 큰 변화의 사례를 소개하고 이런 변화에 대한 시도들이 어떤 이유로 시작이 되고 어떤 과정과 난관을 통했으며, 안정화 되어가고 있으며, 향후의 발전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된 많은 원인으로 인해 피폐된 산촌의 경제는 돈의 흐름이 산촌에서 도시지역으로 흘러 들어가 산촌내에서는 수지의 극심한 적자현상이 나타나므로 산지에서 도시로 나가는 돈의 흐름을 줄여야 하는데, 이것을 바로 산촌 내에 풍부한 산림자원을 이용하여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산촌에서 도시로 나가는 돈의 흐름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에너지나 전기 같은 것들인데 이를 우드펠릿이나 친환경 스토브 같은 것으로 대체하고, 철근 콘크리트로 대표되는 건축물들을 목조 건축물로 대체하여 지역의 목재기반산업을 통한 수익기반을 확고히 하자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산지의 돈이 도시로 나가지 않고 산지에 머물게 되면, 그 돈들이 결국 그 지역에 사용되고 고용이 창출되면서 젊은이들이 돌아오는 산촌이 되고, 산촌이 활기를 띄게 되며 결국 도시도 산림이 제공하는 수많은 혜택을 더욱 싸고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결국 현재 산촌의 문제점은 지난 세기 동안의 세계화, 분업화, 규모의 경제에 대한 맹신 등에 의한 수치상의 경제발전에만 관심을 갖은 것에서 비롯되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산촌에서부터 경제적, 환경적 그리고 에너지적으로 독립적으로 완결된 사회를 만들어 이를 기반으로 도시와 세계의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공동저자 중 모타니 고스케는 동경대 법학부를 졸업하고 일본의 국책연구소인 일본총합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며,지역행정 분야에 관심이 많은 경제학자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경제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현재의 자본주의를 머니자본주의라 칭하고, 세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기존의 머니자본주의에서 벗어난 지역적인 자급자족의 경제인 산촌자본주의를 지향하여 기존의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일본의 여러 산지를 돌아다니면 그 안에서 새로운 지역혁신방안을 찾아 다니는 NHK히로시마의 취재진들도 사례를 중심으로 이러한 산촌자본주의가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책에서는 주로 일본 산촌의 사례와 외국의 경우는 오스트리아의 사례를 주로 들어 산촌자본주의의 장점과 전개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책이 과연 현재시점 그리고 우리나라의 상황에도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이 책이 올해 우리나라에서 발간되었긴 하지만 실제로 씌여진 시점에서는 현재처럼 세계 경기침체로 인한 화석연료가격의 급격한 하락이 오기전이라 재생에너지에 대한 너무 긍정적인 면만을 부각한 면도 있으며, 일본의 경우 전후 산업용재의 조림을 실시하여 편백나무나 삼나무의 조림이 이루어져 현재 벌채기가 다달었거나 초과하여 산촌의 산림자원의 양이 매우 풍부하며, 또한 산림경영을 위한 임도 같은 기반시설이 잘 되어 있어 산림자원의 효율적 이용이 쉽게 가능하며, 오스트리아의 경우는 일본의 경우보다 더 우수한 산림경영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전후 황무지에서 많은 노력을 통해 산지에 조림이 되어있긴 하지만 산업용재로 쓰기에 는 수령과 수종면에서 부적절한 면이 있으며 또한 임도 같은 산림경영을 위한 기반시설이 부족하여 산림에서 수확된 목재 및 부산물의 경우도 실제로 사용되는 비율이 50%에도 못 미치는 등 산림자원의 효율적 이용이 매우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현실을 비관하기 보다는 우리나라의 경우 우리나라에 맞는 산촌자본주의를 찾아가는 방안도 필요하다. 비록 현재로서는 충분한 산림자원과 기반시설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조림에 대한 충분한 경험과 지식이 있으며, 정부차원에서의 임업경영 기반시설에 대한 투자도 계속하여 이루어져 많은 개선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역으로 생각한다면 이렇게 아직 발전가능성이 있는 미성숙한 산림, 산촌인 관계로 방향을 제대로 설정한다면 일본의 사례나 오스트리아의 사례보다 더욱 뛰어난 산촌의 발전사례를 만들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과연 이 지은이가 주장하는 산촌자본주의가 실현 가능한 대안인지 그렇지 않은지 아니면 부제에서도 나왔듯이 꿈을 쫗는 이상가들에게나 적합한 것인지 판단하기는 힘들다. 또한 기존에도 산촌을 개발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존재했다. 자립 공동체 마을 같은 협동화 단지 조성이나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과같은 개인이나 시민들에 의한 자발적인 활동들에 의한 사업들도 있었으며, 정부주도의 지원이나 산촌개발 사업 같은 관주도의 사업 또한 존재하고 있었으며, 하지만 현재 이러한 시도들이 계속해서 시도 되고 있으며, 이런 노력들의 일부가 성공을 거두면서 바람직한 산촌경제의 발전을 위한 토대가 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들을 함께 연구하고 더욱 개발할 때 저자들이 원하는 산촌자본주의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산촌도 현대화, 도시화로 인한 경제력의 약화로 침체일로에 있는 상황에서 이를 해결할 방향 중 하나는 각지 지역에 맞는 특색있는 지역개발방안을 마련하야 나가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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