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이용과 산림탄소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산림은 보호 해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하여 왔다. 아마도 이는 우리나라의 산림의 조선후기의 외세침략기로부터 시작된 고난의 역사가 일제강점기 및 전쟁을 거치며 그 정점을 찍었고, 이러한 사태들이 끝난 이후에도 삶을 유지하기 위해 산림을 많이 파괴하여, 전 국토가 황무지, 민둥산으로 바뀌었던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에 따라 산림에서 나무를 벌채하는 것, 산림을 인위적으로 가꾸는 것에 대한 심정적인 반감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에서 과연 산림을 그냥 나두는 것이 바람직한 산림경영인가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 지고 있으며, 이런 연구의 대부분은 일정정도의 원칙하에 적극적인 산림경영의 개입은 산림에서 얻는 여러가지 편익을 증대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탄소의 흡수능력의 측면에서도 긍적적인 영향을 주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목재가 벌채될 때 목재가 저장하는 탄소의 40-60%는 산지에 남겨지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산림에서 제거된 목재도 이를 가공하여 목제품으로 사용된다면 그 제품의 내구연한 동안 탄소는 그 제품에 고정되어 있게 된다. 많은 연구결과에 의하며 산림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은 대부분 산림의 다른 대규모 산불이나 산림병해충 등 산림이 파괴되면서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며, 벌채로 인한 산림탄소의 배출을 매우 미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림이 지구의 공기를 정화하고 새로운 공기를 공급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것은 나무가 이산화탄소와 물을 흡수하여 산소를 발생시키는 광합성이라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무에 흡수된 탄소는 나무가 죽어서 썩거나 산불 등으로 태워졌을 경우 다시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이렇게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탄소를 제외한 탄소들은 산림 속에 오랫동안 저장되게 된다.
목재는 대부분 탄소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목재는 존재하는 한 탄소를 계속하여 고정하고 있는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목재중량의 약 반은 탄소의 중량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많은 건축가들이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을 통해 생산된 목재를 사용하여 건축하는 것이 건축물의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목재가 탄소경제 측면에서 유리한 것은 나무가 자라면서 탄소를 흡수하여, 이 탄소를 목재를 포함하여 가지, 잎, 뿌리 및 토양에 저장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무속에 저장된 탄소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음 세 가지의 방향으로 진행하게 된다.
- 나무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일부 나무는 죽어 썩어가게 되고, 이에 따라 고정되었던 탄소가 서서히 배출되게 된다.
- 산불이나 산림병해충 등으로 파괴된 산림은 탄소를 급격히 배출한다.
- 벌채되어 목제품을 가공된 목재는 계속해서 탄소를 저장하고 있게 된다. 건축물에 사용된 경우 목재 속에 저장된 탄소는 그 건축물의 내구연한 동안 계속 저장되어 있게 된다. 또한 만약 내구연한이 다 되었다고 하더라도 재사용되거나 다른 목제품으로 다시 제조되는 경우 탄소의 저장기간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광산이나 경작지와는 다르게 산림은 다양한 생태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산림은 포유동물을 포함하여, 조류 및 파충류 등의 광범위한 서식처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해양생물에게 까지 영향을 미친다. 또한 수질을 정화하여 주민들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며, 휴양이나 관광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산림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식량과 섬유 및 각종 건축자재들은 공급해 주기도 한다.
목재는 재생 가능한 자원이다. 산림이 지속 가능하게 경영되는 한, 목재는 계속해서 벌채되어 사용되고, 다시 조림되어 끊임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산림이 어떻게 경영되어야 산림탄소의 흡수능력이 가장 뛰어나게 발휘될 수 있는지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었으며, 이런 많은 연구결과에 따르면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산림 경영은 수동적이며 자연 그대로 방치하는 방법의 산림경영 보다 훨씬 높은 탄소저장능력을 보인다고 나타났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장기적으로 매년 일정한 양의 목재나 바이오매스를 생산하면서도, 산림의 탄소저장량은 유지하거나 늘이기 위한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 정책의 수립은 기후변화에 대한 상당한 저감을 이끌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분석은 생산임지에 있어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이 장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기후변화의 저감대책이라는 많은 연구결과에 의해 뒷받침 되고 있다.
모든 산림이 탄소흡수를 위해 경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연구자들은 산림과 탄소저장에 대한 연구에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게 되었다.
- 콘크리트나 철강 또는 프라스틱 같은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자재들을 사용하는 대신 목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탄소를 흡수하며, 추가적으로 화석에너지의 대안으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바이오매스를 공급해준다.
- 지속 가능한 경영을 실시하는 산림은 경영되지 않은 산림보다 탄소저감에서 보다 높은 효율을 나타낸다. 또한 적극적인 산림경영을 통해서 목재, 바이오매스 및 일자리, 깨끗한 물, 야생동물들의 서식지 및 산림휴양 등의 다양한 사회, 환경적 편익을 얻을 수 있다.
임업적인 측면에서 산림을 자연 그대로 방치하는 것도 하나의 경영방법일 수 있다. 이러한 경우도 산림이 저장하는 탄소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발생초기의 어린 산림은 그들이 자람에 따라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많은 양의 탄소를 흡수하게 된다. 하지만 그 산림이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성장이 느려지게 되며, 이에 따라 탄소 흡수양도 점점 줄어들게 되고 나중에는 탄소중립적으로 된다. 탄소중립이란 산림이 흡수하는 탄소량과 배출하는 탄소량이 같아 지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이러한 산림이라도 북미지역의 많은 산림이 탄소의 저장고롤 불리우는 것 처럼 많은 양은 탄소를 무기한으로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산림은 이렇게 막대하게 저장된 탄소가 일시에 배출될 위험성을 항시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만약 이러한 산림에 대규모 산불이나 산림병해충의 발생으로 산림이 파괴된다면 그 동안 저장되었던 탄소는 일시에 대기 중으로 배출되게 된다.
UN산하 국제농업기구(FAO)에서는 임업의 여러 측면 중에서 그 공급망에서 달성되는 탄소의 배출 및 저장에 대해서 완전히 파악되고 있지는 않다. 일례로 목재를 다른 에너지소비가 많은 제품의 대용으로 사용하여 줄일 수 있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약 5억 이산화탄소톤에 이르며, 또한 수명이 끝난 목제품을 바이오매스로 이용하여 화석연료를 대체하여 절감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량도 2천5백만 이산화탄소톤에 해당한다.
목제품은 재생 가능한 원자재로부터 만들어지며, 또한 목재는 재사용이 가능하고, 자연적으로 분해되어 환경문제도 발생시키지 않는다. 또한 목제품은 그 사용기간 동안 탄소를 계속해서 저장하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목재가 생산과 사용과정에서 많은 탄소발자국을 남기는 철강재, 알루미늄, 콘크리트 및 프라스틱을 대체해서 사용될 때 매우 뛰어난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따라서 목재 및 목제품의 생산과 소비를 증대시키는 것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하나의 투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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