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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남부의 또 다른 앙코르왓 Wat Phu

나무꾼69 2016. 10. 11. 14:44

라오스 남부의 또 다른 앙코르왓 Wat Phu

 

 

혼자 출장을 다닌다는 것은 참 외로운 일이다. 처음부터 홀로 계획했던 여행이었다면 그렇지 않겠지만 일 때문에 나온 상태에서 갑자기 혼자가 된다면 무척 쓸쓸해 진다. 특히 주말이나 출장 중 공백기간 이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더욱이 나 같은 경우의 출장은 대부분 동남아의 오지가 그 대상지 일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 그렇다. 그럴 땐 억지로라도 무슨 일을 만들어야 한다. 그 중 가장 쉬운 일이 근처 명소에 여행을 가는 것이다.

이번 출장에 이런 일이 있었다. 예정된 일이 있었지만, 갑작스런 비로 취소되어 하루가 떠 버린 것이다. 그래서 그날 아침에 바로 결정했다. 자 여행을 떠나자!

내가 있던 장소는 라오스 세콩(Sekong Province)으로 라오스 남부에 있는 소도시이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들으면 서운하겠지만 진짜 아무것도 없는 곳이다. 라오스 내에서도 가장 오지중의 하나 이며, 주민들도 주로 농업에 종사하는 후진국의 전형적인 시골 마을이다. 그래서 찾아가보자 한곳이 라오스 남부의 중심도시인 팍세(Pakse)에서 약 1시간거리에 있는 왓푸 라는 곳이다. 왓(Wat 또는 Vat)은 사원이라는 말이니 결국 푸 사원 이라는 말이 되겠다. 라오스를 비롯한 인도차이나 국가들은 대부분 불교국가로 사람들이 거주하는 곳이면 거의 대부분 많은 사원들이 있으며, 주민들 역시 일정 기간 사원에 들어가 승려가 되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길 만큼 사원은 라오스 국민들에게 친근한 공간이다. 하지만 일반 사원과 다르게 이 왓푸는 매우 오래된 역사를 가지 특별한 사원이다. 따라서 매년 2월에는 이곳에서 큰 불교행사가 열리는데, 그 때에 이 사원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기도를 드린다고 한다.

관광측면에서 본다면, 원래 라오스 남부의 주요 여행지는 커피로 유명한 볼라벤 공원이 있는 팍쏭(Paksong)과 메콩강 하류에 1,000개의 섬이 모여 있다는 시판돈이 유명하며,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곳이지만, 나 같은 경우는 팍쏭은 사업차 너무 많이 다녀봤고, 시판돈은 하루에 가기에는 너무 먼 곳이었다.

 

이번 여행의 의도는 말 그대로 남는 시간을 어떻게든 때워 보자는 것이 주목적이었으니, 내 자신 또한 큰 기대는 없었다. 하지만 이런 내 생각과는 완전 다르게 입장하자마자 본 왓푸 유적 박물관에서 본 유물들은 날 놀라게 했다. 여담으로 박물관전에 다른 의미로 날 또 놀라게 한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입장료..5만킵..우리 돈으로 한 8천원 정도이나 이 나라 국민소득을 감안한다면 우리 체감 물가로는 3만원 정도 하는 것 같다. 근데 입장권 판매소 앞에서 어느 나라 사람인지 물어보는 것을 보니, 아마도 내국인에게는 그렇게 받는 것 같지는 않다. 하기사 내가 라오스 국민이라면 3만원 내고 거길 보러 가지에는 좀 부담이 되었을 듯 하다.

어쨌든 방문 후 처음으로 들어간 곳은 박물관, 이곳 왓푸 뿐만 아니라 근처 여러 유적에서 발굴된 유적들을 전시해 놓은 곳이었다. 제목에서 썼지만 이 곳 왓푸는 캄보디아의 앙코르왓과 동시대에 지어진 건물이다. 박물관에서 본 자료에 의하면 이 곳의 역사구분을 왕코르왓을 기준으로 앙코르왓 이전 시대, 앙코르왓 시대, 그리고 앙코르왓 이후의 시대로 구분하고 있었다. 그 만큼 앙코르왓이 건설된 시점에서는 그 왕조였던 크메르 왕조가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던 때 인 것 같다. 우리가 알기로는 앙코르시대가 6-7세기 정도라고 이야기 한다. 지금으로부터 1500여년 이전의 시대를 말한다. 이렇게 오래된 문명이 이처럼 아름다운 걸작품들을 동남아의 곳곳에 남긴 것을 보면 그 시대에서의 크메르 왕조의 융성을 말 안해도 짐작케 한다. 또한 박물관에는 앙코르왓 이전 세대의 각종 전시물도 보여주는데, 여기에는 힌두교와 불교의 세계관이 함께 혼합된 상당히 이색적인 많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만큼 크메르시대는 아주 오랫동안 매우 융성했던 문명이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현재의 인도차이나반도의 상황을 보면 어떤가? 태국과 베트남을 제외한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는 세계 최빈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실 태국과 베트남도 최근에 많은 성장을 이루긴 하였지만 그렇게 성공한 나라라고 할 수는 없지 않는가? 어쨌든 하늘에 계신 크메르의 조상들이 현재의 후손들을 보면 어떤 마음을 들지는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사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인도차이나 반도란 말도 상당히 웃긴 말이라 생각된다. 이 곳이 지리적으로 인도와 중국과 붙어 있긴 하지만 분명히 독립된 영토이었는데, 자기 나라의 이름이 아닌 인도와 차이나사이의 반도라니…우리나라를 마치 한반도가 아닌 니뽄차이나반도라고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이 얼마나 기분 나쁜 이름인가? 하지만 실제로 이 곳에 있는 나라들이 이를 문제 삼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더군다나 이웃한 국가들끼리 서로 많은 대립이 있어왔다. 베트남 전쟁 그리고 캄보디아 내전 당시의 베트남과 캄보디아의 세력다툼 등의 오래된 애기 뿐만 아니라, 최근 앙코르왓의 유적지에 대한 소유권 문제로 태국과 캄보디아가 서로 우르렁 대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나 일본 처럼 인접한 국가들이 사이 좋게 지내는 경우가 많지는 않지만, 이러한 이웃 국가들 사이의 갈등도 결국 인도차이나반도 국가들 의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어쨌든 앙코르왓 이후 현대에 와서 이들 국가들은 여러 서양 열강들에 의해 식민지배를 받아왔으며, 그 이후에는 이념 대결로 인한 내부 분열 등을 겪어 왔다. 현재는 어떠한가? 국민소득은 낮으면서도 부패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대부분 공산주의를 내세우고 있으면서도 실제로는 매우 천박한 천민 자본주의의 전형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왓푸를 이야기하면서 어쩔 수 없이 역사 애기가 나와서 옆길로 새긴 했지만, 제3자인 나로서도 현재의 인도차이나는 생각하면 역사가 너무 안타깝고, 이들의 현재가 너무 가슴이 아프다. 이곳에서 일을 하면서 느꼈던 말도 안 되는 규정과 뿌리깊은 부정부패, 불안정한 정치상황 등이 이들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을 그들은 스스로 깨닷지 못하고 있다. 왓푸를 만든, 앙코르왓을 만든 선조들의 업적을 자랑스러워 하고 조금이라도 이어나가고자 하는 인도차이나인들이 많이 생겨나길 바란다. 그래서 또 다른 새로운 그리고 현대의 앙코르왓과 왓푸를 전세계인에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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